강주석(베드로) 신부 | 민족화해위원장 조지 캐롤 신부는 빈민 구호 활동에 대한 공헌으로 문화훈장을 받았다(1961) ©대통령기록관 메리놀회의 조지 캐롤 신부는 한국전쟁 초기 이승만 대통령에게 군종제도 신설을 건의했습니다. 그는 1950년 9월 18, 19일 일기에서, 군종제도를 위한 한국 교회의 대표자 회의가 있었고, 장로교 3명, 감리교 1명, 천주교 1명의 명단이 대통령의 재가를 위해 제출될 것이라고 기록했습니다. 이 모임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장로교, 감리교, 천주교) 셋이 같은 권한을 가질 것과 한국정부에 돈이 없기 때문에 재정은 각자 알아서 운영하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미군의 군종신부로 전쟁에 참여하기 시작한 캐롤 신부는 한국 정부의 도움이 없는 상황에서도 한국군종단을 창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전장에서 군종 신부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캐롤 신부는 전쟁의 악을 마주하게 됐는데, 그가 기록한 1950년 10월 3일 일기는 미군 전함의 포격으로 민간인이 겪었던 위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날씨는 하루 종일 흐리고 우울했다. 데스랜데스(Deslandes) 신부가 오늘 왔는데 얼굴이 좋아 보였고, 미주리(전함)의 포격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12발의 포탄이 떨어져서 구호건물 유리창이 다 깨졌는데, 고아와 노인들, 수녀들과 프랑스 주교와 신부를 포함해서 130명이 상처하나 입지 않고 모두 무사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성모님께 지켜달라고 기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민간인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 참혹한 전쟁을 일으킨 사람들은 마땅히 규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죄 없는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몇몇 사람을 악마로 단죄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쟁은 그것이 한번 시작되면 쉽게 멈춰지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쟁을 반대하는 교회는 “인간의 생명을 일부러 파괴하는 것을 금지한다. 모든 전쟁이 초래하는 불행과 불의 때문에, 교회는 선하신 하느님께서 오랜 전쟁의 굴레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시도록 모든 이가 기도하고 행동할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07항)라고 가르칩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끝나기를 기도합니다.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땅에서도 진정한 평화가 실현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