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문화 없이 평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박 은 미(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 총무,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대표, 팍스크리스티코리아 공동대표) -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제54차 평화의 날 담화 요지 - 2020년 10월 20일 로마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친 행사에서 교황님의 모습 Ⓒ바티칸뉴스 2021년 54차 평화의 날 담화의 제목은 “평화에 이르는 길인 돌봄의 문화”입니다. 2020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새 사회회칙, <모든 형제(Fratelli Tutti)>가 발표되었는데, 이번 평화 담화문은 회칙 <모든 형제>의 축약본 성격이 짙습니다. 이 담화의 요지를 번역하여 소개합니다. 교황님은 2020년이 코로나19로 촉발된 거대한 보건 위기로 특징지워진다며, “국경을 초월하는 지구적 현상 이 기후, 식량, 경제와 이주(移住)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위기를 악화시켰으며, 큰 고통과 어려움을 초래한(1항)” 상황에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돌보는데 희생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글을 시작합니다.지난 한 해 인류의 여정을 특징지었던 이러한 사건들은 더 형제애 넘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서 서로를 또 모든 피조물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평화에 이르는 길인 돌봄의 문화’를 이번 담화의 주제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돌봄의 문화는 우리 시대에 만연한 무관심, 낭비, 대립의 문화에 맞서 싸우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1항) 이어지는 내용은 자신과 다른 사람, 모든 피조물을 보살피는 일이 인간의 소명이며, 그 소명의 근원이신 창조주 하느님(2항), 돌봄의 모범이신 창조주 하느님(3항), 예수님의 활동에서 드러난 돌봄(4항),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의 삶에서 드러난 돌봄의 문화(5항)라는 소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돌봄 문화의 근원을 성경과 교회 문헌에서 살핍니다. 6항에서는 가톨릭 사회교리의 기본 원리인 인간의 존엄성, 공동선, 연대, 피조물의 보호가 돌봄 문화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각 나라와 사회 조직의 지도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나침반’으로서 이 원리들을 채택할 것을 촉구합니다(7항). 낭비의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에, 국가 내에서 또 국가 사이에 불평등이 증대되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저는 정부 지도자들과 국제기구의 지도자, 기업 지도자, 과학자, 통신(언론)과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공동의 방향을 가리키고, 세계화 과정 속에서 ‘더 인간미 있는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나침반’으로서 이 원리들을 채택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각 개인의 가치와 존엄성을 존중하게 하고, 공동선을 위해 연대하여 함께 행동하며, 가난, 질병, 노예제, 무력 충돌, 그리고 차별로 고통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이 나침반을 손에 올려놓고, 현 존하는 수많은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활동하는, 돌봄 문화의 예언적인 증인이 될 것을 요청합니다. 이것은 가정에서 그리고 모든 사회, 정치, 제도적 영역에서 여성들의 광범위하고 의미 있는 참여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7항) 특히 교황님께서 돌봄의 문화와 관련하여 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 ‘여성들의 광범위하고 의미 있는 참여’를 강조하신 부분이 눈에 들어오네요. 8항에서는 돌봄의 문화를 증진하기 위해 무엇보다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각 가정에서, 학교와 대학에서, 통신 매체(언론)를 통해서, 그리고 모든 종교가 ‘끈기 있는 경청과 건설적인 대화와 상호 이해의 역량을 갖춘 더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교육’을 담당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8항). 마지막 9항의 소제목은 “돌봄의 문화 없이 평화는 있을 수 없다”입니다. 교황님은 “세상 곳곳에서, 터진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평화의 길이 필요”하고, 또 “치유와 새로운 만남의 과정을 시작하기 위해 대담하고도 창의적 으로 활동할 준비가 된 평화의 일꾼(peacemakers)도 필요”하다며, 평화의 길을 향해 나아갈 평화의 일꾼이 되자고 촉구하십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2015) Ⓒ바티칸뉴스 현재와 같은 위기의 폭풍우 속에 던져진 인류라는 배가 더 고요하고 평온한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고투하는 이 시기에, 인간 존엄성이라는 ‘수평 키’와 근본적인 사회 원리인 ‘나침반’은 우리가 함께 확실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언제나 바다의 별이자 희망 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랑과 평화, 형제애와 연대, 상호 지지와 수용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 특히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못 본 척하려는 유혹에 결코 굴복하지 않기를. 그 대신 날마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돌보는 형제자매로 구성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분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9항) 사실 담화를 처음 읽고 나서는 세계 평화의 날에 발표되는 교황님의 ‘평화’ 메시지로, ‘서로 돌봄’이라니 너무 평범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너무 평범하여 오히려 ‘평화를 위한 돌봄’을 어떻게 실천하나 막막한 기분 이었습니다. 그런데 담화 내용을 곱씹으면서, 교황님은 평화 실천이 거창한 행동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신 게 아닌가 합니다. 돌봄의 문화를 증진하자는 교황님의 요청을 우리 각자의 생활에서, 또 우리가 속해 있는 여러 공동체에서 찬찬히 성찰하고, 성찰한 내용을 바로 실행에 옮기는 한 해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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