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석 베드로 신부(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장) 최근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부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전쟁 이래 최대 위기’라는 진단을 내놓는데,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까지 언급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도 흘려듣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한미 동맹을 넘어 일본까지 포함한 군사훈련을 수행하듯이, 북한도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같은 ‘신냉전’의 국제정세와 동북아의 군사적 갈등도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는데, ‘한반도 전쟁 위험 제거’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9.19 군사합의’도 사실상 파기되고 말았습니다. 전쟁 위험 제거하기 위한 합의가 제거된 것입니다. 북한은 계속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남한도 이에 지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현재의 강 대 강 대결 상황에서는 우발적인 충돌도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한반도가 지구상에서 핵전쟁 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남과 북이 모두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 이 땅에서는 평화의 가능성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전쟁이 “국가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길이 아니며, 지금껏 한 번도 그러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러지 못할 것이다.”(<간추린 사회교리> 497항)라고 단언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기 위해서 무엇보다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남북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최소한 서로를 자극하는 발언들도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하면서 당사국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사진 1 DMZ 순례길 Ⓒ DMZ생명평화순례단 2024년 3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의 종교인들이 파주에서 고성까지 DMZ를 따라 400km 길을 순례할 예정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간절한 시기 평화의 소명을 가진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평화와 생명을 위해 기도하는 순례의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기억하는 사순시기에 이루어질 이 행사를 위해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진 2 QR코드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으시면 펀딩페이지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