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희(베드로) 신부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겸 민족화해센터장 지난 4월 5일,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주최로 ‘포커스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작은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현 한반도 상황에서의 현안 주제라 할 수 있는 두 가지 현안이 다루어졌습니다. 첫 주제는 ‘전쟁 위기 예방’, 두 번째 주제는 ‘탈민족 담론에 대한 숙고’였습니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최근 들어 그 절정에 이른듯합니다. ‘최고 수준의 군비증강과 군사훈련, 대화 단절, 적대감 고조’등으로 그 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듯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필요한 것은 이를 알려줄 수 있는 하나의 ‘경보 장치’에 있습니다. 위기 예방이 바로 평화의 시작이듯이 전쟁 위기를 미리 예방하고 평화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바로 전쟁을 막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갈등 상황의 행위자가 폭력 없이 해결하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인센티브를 만드는 것”이 예방이라고 합니다. 현 한반도의 상황에서는 바로 이런 예방 활동이 필수적으로 필요함을 공감합니다. 남과 북을 우리는 한민족이라 불러왔고 이러한 민족성은 분단체제 하에서도 화해와 일치를 이루려 하는 모든 시도들에서 그 힘을 발휘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탈민족으로 대두되는 잘못된 민족주의의 오해로 인해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이 아닌 이질적인 두 국가로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 발제의 주제였습니다. 민족주의는 사대주의나 세계주의와는 다르며, 민족 정서나 민족 감정으로 혼동되기도 했으며 국가주의나 순혈주의의 한 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상생을 위한 하나됨의 근거로서의 민족성은 이데올로기나 어떤 사조나 주의에 제한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평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평화의 담론이 지금 현시점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평화는 평화주의가 아닙니다. 평화는 비겁하고 게으른 삶의 모습을 감추는 일이 아니라, 가장 고귀하고 보편적인 삶의 가치, 즉 진리, 정의, 자유와 사랑을 선포하는 일입니다”(바오로 6세 교황, 제1차 세계평화의날 담화).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사라지고 한민족 공동체로서의 만남이 다시 시작되기를 바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