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관 요셉 신부천주교의정부교구 원당성당 부주임 남북 분단된 이후 우리나라는 언제나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서 그런지 청년 중에 북한에 관해 관심이 점차 적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현실적으로 본당 청년들과 북한에 관해서 이야기하면, 미사일을 쏘네, 핵무기 만들었네! 이런 정도로만 이야기한다. 그마저도 다른 할 이야기가 없을 때, 뉴스에 나와서 생각나면 한다. 즉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이 현상에만 집중해서 관심을 두도록 이벤트를 벌이거나 인플루언서들의 힘을 빌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청년들이 북한, 북한 문제에 관해서 관심이 적은 현상에만 관심이 있고, 왜 관심이 없는지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나이만큼 고집만 센 노인과 버르장머리 없는 애들이 떠드는 소리와 분노만이 있을 뿐이다. 2024년 KINU 통일의식 조사(통일연구원)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고령층으로 갈수록 ‘같은 민족’이라는 답변이 많아지고 청년층으로 갈수록 “전쟁 위협 해소”라는 답변이 강해진다. 점차 세대를 거듭할수록 북한은 남이 되어가는 것이다. 북한이 그저 북쪽에 살고 있는 ‘남’이 되어가는 90년대생을 살펴본다면, 이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관해서 청년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KINU 통일의식조사 2024 ] 젊은 세대가 북한에 관심이 적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에 치우쳐 있다는 것에서 나온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태어난 세대들도 학교에서 당연히 북한에 관해서 배운다. 그리고 통일에 관련된 교육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학생들이 늘 그렇듯, 시험문제에 잘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 굳이 그 부분을 공부하지 않는다. 시험에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시험문제로 나오지도 않는 북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 북한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은 대학에서 전공할 것이 아니면 짐짝일 뿐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것만으로도 북한 문제는 관심이 멀어지게 된다. 남북 관계가 진전이 없는 것도 북한 문제에 관심 없게 된 배경이 된다. 그래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만 해도 통일에 대한 희망은 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시작되면서 남북 관계는 급격히 변화하였다. 금강산에서 민간인이 피살되고, 금강산 관광이 2008년에 끝났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이 터졌었다. 정권이 바뀌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모든 레거시 미디어는 북한은 남북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것처럼 보도되었다. 박근혜 정부 때까지 그렇게 남북 관계는 나빠지기만 했다. 김정일이 2011년에 죽고 나서 김정은이 새롭게 집권하였다.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북한과의 관계가 다시 회복되나 싶었지만, 지금은 다시 남북의 관계가 3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말할 만큼 나빠졌다. 남북 관계의 희망적일 때와 절망적일 때를 계속 겪으면서, 더는 기대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 젊은 세대가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없는 또 다른 원인이다. 한국에 통일을 바라는 젊은 세대가 점차 사라지는 이유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방문객들이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 BBC NEWS 코리아 20대 초반 남성들이 군대에 가서 겪는 일들이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만든 것도 한몫한다. 특히 큰 사건이 일어났을 때면, 자연스럽게 적개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2015년에 군 복무했을 때는, DMZ 목함지뢰 사건과 서부전선 포격 사건이 있었다. 이 당시 군 복무하던 사람들은 머릿속에 ‘북한은 적이다’라고 명확하게 인식이 박혔을 것이다. 게다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군 복무를 했던 90년 초중반생 남자들이 남북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을 때였던 터라 그들이 북한에 대해 가지게 되는 적개심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전역하면서, 자신이 먹고 살길에만 몰두하다 보니, 이 적개심이 20대 청년들 마음속에 숨어있게 된다. 풀지 못한 적대감이 북한이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을 지워버린다. 전역 후 북한에 관해서 잊고 살다가 코로나 시기를 겪었고, 2022년부터 시작된 북한과 서로 적대 관계가 되면서 군대 이후로 잊고 있던 적대감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지금까지 왜 젊은 사람들이 북한 문제에 관심이 적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살펴보았다. 사실 이 모든 내용이 막을 수 없는 시대 흐름처럼 보인다. 다른 한편으론 젊은 세대에게도 이 한반도 평화 문제는 반드시 직면하게 되어 있어서,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우리는 다른 준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관심이 없던 누구라도 어쩌다가 한번 관심을 가지게 될 때 그들 상황에 맞게 확 와닿는 시각을 제공해 줄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 이제는 “민족의 화해”를 “두 민족의 화해”로 이해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이해가 먼저 앞선다면,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성령께서 우리를 어떻게 이끄실지 모르지만, 일치를 위한 이해가 현상에 대한 해결책보다 먼저 앞선다면,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 평화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