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핵전쟁을 둘러싼 신학자들의 다양한 견해(2)

김동희(모세) 신부천주교의정부교구 2지구장 지난달에는 제9장을 요약하면서 핵무기·핵전쟁에 대한 신학자들의 여러 의견 가운데 존 코트니 머레이 신부로 대변되는 핵 억지력과 ‘적절한 방위 태세’를 옹호하는 입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번 달에는 이와는 조금 결을 달리하는 신학자들의 의견을 두루 살피려 한다. 2. 상대적 평화주의 또는 ‘핵’ 평화주의를 선호하는 경향핵무기가 최후의 수단으로 또 자위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더라도 ‘정당한 전쟁론’이 요구하는 도덕률과 분별력을 가지고 사용되기 어렵다는 현실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등장한 것이 상대적 평화주의 또는 ‘핵’ 평화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이다. 이에 따르면 재래식 무기에 의한 전통적인 정당한 전쟁 이론은 인정되나 핵무기 철폐나 완전히 효과적인 군비 통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머튼은 머레이 신부가 상대적 평화주의가 교회의 공식 교리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근거 없는 것이라 일축한다. 가톨릭교회가 줄곧 가르쳐 왔고, 미국의 개신교·가톨릭·유다교 지도자들이 한 목소리로 이를 말하고 있는데도 유독 미국과 서독의 신학자들만이 달리 말하는 것은 신학자들조차 정치적 이해관계를 좇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1) 가톨릭교회 지도자들과 학자들- 1950년 6월 프랑스 주교단은 핵무기 사용에 대해 “우리로서는 지난 전쟁 당시 대량 폭격을 비판한 것과 마찬가지로 핵무기 사용을 진심으로 반대한다.”라고 천명한 바 있다.- 교황 요한 23세도 자신의 첫 회칙(「베드로좌에서」)에서 전면 핵전쟁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시대에 현실화된 무기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흉악하기 때문에 [전쟁이 난다면] 패전국이든 전승국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나라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파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몰락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해야 할 것이다.”- 풀턴 쉰 주교도 “병사와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는 대규모 핵전쟁, 그리고 간호사·의사·나환자·갓난아이·노인·중환자를 가리지 않고 직접적인 공격 대상으로 삼는 핵전쟁은 명백히 부도덕하다.”라고 밝힌다.- 영국의 가톨릭 지성인들이 펴낸 논설집 『핵무기와 그리스도인의 양심』(1961년)은 핵전쟁을 정당화하는 ‘현실주의자’들의 부도덕한 가설로 인해 “서구 문명이 외부의 적에 의해서보다 내부로부터 더욱 큰 피해를 입었다.”라고 한탄한다. 핵폭탄을 통해 그리스도교 문명이 지켜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덕적 정신적으로 파산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2) 개신교와 유다교 학자들의 목소리- 개신교 신학자인 노먼 고트월드 박사는 「핵 현실주의 또는 핵 평화주의?」라는 글에서 그리스도교 핵 평화주의를 강력하게 표출한다. “핵전쟁을 그리스도교 희생이라고 부르는 것은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을 부정하는 일이다. 그것은 정통적 신학 용어를 신격화된 국가 숭배로 옮겨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새뮤엘 드레스너 라비는 「인간, 신, 핵전쟁」이라는 라는 글에서 우리 시대의 위기를 성서적 계시의 관점에서 검토해 보기를 제안하며 그 극복은 인간 정신의 내적 혁신 그리고 오늘날 철두철미하게 ‘망각된’ 신에게 온전히 귀의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역설한다. 가톨릭계의 평화주의자인 도미니코회의 프란치스쿠스 스트라트만 신부는 중세 때에 성서 윤리가 종교적으로는 중립적이라 할 수 있는 자연법에 의해 대체되고 억압되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3) 토마스 머튼의 평가 ( 토마스머튼 ) 머튼은 새뮤엘 드래스너 라비의 글에서 큰 감동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저자는 오늘날 핵무기를 둘러싼 논의들이 참으로 복잡하다는 머레이 신부의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그가 윤리적 이성적 관점에 치중하여 우리 시대의 위기를 영성적(신앙적) 차원에서 바라보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한 바 있으니, 성서적 계시의 관점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유다교 라비가 얼마나 반가웠을지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핵전쟁을 반대하는 이들 가톨릭 인사들이 엄격한 의미에서의 평화 지상주의자들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꼬집는다. 전통적인 ‘정당한 전쟁’ 이론을 인정하면서도 이제 더 이상 그러한 개념이 합당치 않다고 말한다. 아울러 이들은 그리스도교가 근본적으로 평화 지상주의여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라는 점을 유념케 한다. 머튼은 핵전쟁을 종교적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반대하는 이런 글들과는 별개로 성직자와 평신도들 가운데에는 무관심과 수동적 체념, 더 나아가 도덕적 불감증과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저자의 이에 대한 해법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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