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경 알베르토 신부천주교의정부교구 중산 주임 지난 추석(10월 6일, 월요일) 명절 연휴를 지내면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된 내용 중의 하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애니메이션)입니다. 1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나라 걱정, 정치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쳤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은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음악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남아서 흥얼대기 시작합니다. 노래와 소리로 악마를 몰아낸다는 내용도 참신합니다. 우리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의 따뜻한 말과 노래가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작년에 어머니(박정희 엘리사벳)께서 돌아가셨고, 생전에 어머니께서 자주 흥얼대시던 ‘알뜰한 당신’이라는 노래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또한 ‘케데헌’에 등장하는 여성 3인조 그룹 ‘헌트릭스’와 남성 5인조 아이돌 ‘사자 보이즈’의 등장 또한 창의적입니다. 오래 전부터 ‘헌트릭스’는 소리와 노래로 귀마(마귀의 왕)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는 내용입니다. 귀마는 ‘헌트릭스’와 대항하기 위해 ‘사자 보이즈’라는 남성 5인조 아이돌을 구성하여 대항하는데, 이들이 팬들의 마음을 빼앗는 중요한 도구 또한 노래로 묘사합니다. 매우 흥미롭고 관심을 끄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과 노래로 ‘케데헌’은 현대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부모가 함께 열광하는 모습은 참으로 낯설고 기이하기까지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그 이유에 대하여 어느 철학자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과거 300년 동안 미국과 유럽은 제국주의를 기반으로 정복하고 침략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침략의 역사에는 늘 영웅이 필요합니다. 그런 기억은 ‘슈퍼맨’, ‘마블 시리즈’ 등으로 이어져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정복 서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300년 동안 정복하고 침략한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일본 제국주의의 파괴적인 힘에 따른 식민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침략을 받은 국가는 이기고 버티어 내야 하는 극복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극복 서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극복 서사는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이웃과 함께 극복해야 하기에 나에서 시작하여 우리로 어어져갑니다.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 장면 ]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케데헌’의 [Golden] 이라는 주제곡은 이미 많은 젊은이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BTS(방탄소년단)의 빌보드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미 8주째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Golden]의 가사는 혼란, 상처, 불안을 극복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매우 소중하고 값진 존재나 순간을 Golden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존재 자체의 가치’를 말하고 있습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느님께서 흙에 숨을 불어넣어 인간을 창조하십니다. 이미 하느님의 신성 일부를 갖고 이 세상에 모든 인간은 태어납니다. 그래서 인간 자체가 존귀합니다. 그런 존재 자체가 소중하고 귀합니다. 아마도 ‘케데헌’은 이런 일련의 감성을 다시 불러 일으켜줍니다. 현대인들이 몹시 바쁘고 힘들고 지칠 때, 이 노래를 다시 들어봅니다. ‘Gonna be, gonna be Gold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