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을 맡게 된 하느님의 세퍼트

백병훈 요셉신부천주교의정부교구 의정부1동성당 주임 이번 2월 20일, 2년 반 동안 협력 사목을 하며 정이 깊이 들었던 덕정성당을 떠나 의정부1동성당에 주임 신부로 부임하였습니다. 그리고 요셉 축일인 3월 19일, 어느덧 한 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의정부1동성당 교우분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며 점점 가까워지는 이 시간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많은 신부님들께서 초임 주임 신부가 된 저에게 해주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빨리하려고 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지켜보고, 오래 들어보고, 필요를 충분히 느낀 뒤에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기에 마음에 새기려 하지만, 여전히 여러 생각들이 소용돌이처럼 밀려옵니다. 그러다 보면 잠을 설칠 때도 있고, 혹시 놓치는 것이 있을까 염려하며 기억을 붙잡다 보면 머리가 지끈 아프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사 중에 교우분들을 찬찬히 바라보거나 미사 후 인사를 나누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분들 각자도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보따리를 지니고 계시지 않을까?’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잘 풀어드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문득 어린 시절,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 함께 성당에 다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시며 신부님과 짧지만 따뜻한 대화를 나누셨고, 미사 후에는 본당에서 나눠주는 차 한 잔을 나누며 교우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서로를 기억하고, 다음 주 만남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갔던 그 시간은 참으로 소중했습니다. 저 역시 학교나 학원에 다니면서도 성당에 대한 기억, 하느님께 대한 기억을 되새기면서 한 주를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교우분들이 성당을 사랑하는 마음도 그러하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교우분들이 성당에 편안하게 오실 수 있도록, 성당을 사랑하면서 삶 속에서 예수님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려면 빨리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보다 좀 더 지혜롭게 교우들을 바라보고 그 마음을 여는 길을 찾아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교우들 마음속에 흐르는 신앙의 맥을 잘 살펴드리고, 성당과 함께한 오랜 기억과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며 서로를 아끼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그 길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묵묵히 찾아봅니다. 가끔은 아니 아직은 조급한 마음에 일주일이 천 년처럼 길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지난주에 만났던 교우분들은 잘 지내고 계실까?’,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왜 이곳에 왔는지 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곳에 있는 분들을 돌보고 아끼기 위해,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자리에 있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사랑하기 위함임을 기억할 때, 저는 그 길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아직 길을 잘 모르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을 기억하며 이웃의 마음을 사랑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남한과 북한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북녘의 동포들을 바라보는 저의 마음은 어떠해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민족의 화해에 관심이 있는 저를 민족화해위원회 사제로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지금 남북 관계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부르심을 기억하고, 북녘의 동포들을 형제자매로 아끼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각자의 삶의 이야기와 희망을 지닌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본당을 맡은 사제로서 교우들의 삶의 이야기를 소중히 여겨야 하듯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길을 찾는 우리도 남북 관계 이슈를 보며 해야 할 일만을 찾으려는 조급함을 넘어, 남과 북에 사는 모든 사람의 삶의 이야기들을 아끼고 그 이야기에 집중하는 마음의 눈을 지니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logo
LOG IN 로그인
  • 민화위 소개
    • 설립취지 및 사업소개
    • ABOUT US
  • 피스굿뉴스
    • 평화의 길
      • 하늘지기
        • Newsletter
          • 도움주시는 분들
            • 게시판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logo
              • 민화위 소개
                • 설립취지 및 사업소개
                • ABOUT US
              • 피스굿뉴스
                • 평화의 길
                  • 하늘지기
                    • Newsletter
                      • 도움주시는 분들
                        • 게시판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logo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logo
                          • 민화위 소개
                            • 설립취지 및 사업소개
                            • ABOUT US
                          • 피스굿뉴스
                            • 평화의 길
                              • 하늘지기
                                • Newsletter
                                  • 도움주시는 분들
                                    • 게시판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logo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사업자정보확인

                                      호스팅제공자: (주)식스샵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