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희(베드로) 신부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겸 민족화해센터장 부활 시기와 더불어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때가 되었습니다. 흔히 봄꽃이라 하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나무의 꽃들이 앞을 다투어 피어났습니다. 생명이 움터 아름다운 꽃으로 변화되듯이 우리의 세상도 평화의 꽃으로 뒤덮이기를 바래봅니다. 지난달, 올해 첫 차수로 ‘DMZ 평화의 길’을 참가자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다른 차수들과는 특히 달랐던 점은 ‘꽃길’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임진강변을 따라 걷는 반구정길은 하나의 긴 울타리처럼 만개한 벚꽃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같은 길이라도 ‘계절에 따라 이렇게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걸었습니다. 꽃길을 걸으며 지난 가을에 걸었던 소이산 둘레길 생각이 났습니다. 동료 신부들과 낙엽이 수북이 쌓인 그 길을 헤치며 걸어갈 때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때 문득 ‘평화가 바스락거리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평화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이 반향을 일으켜, 우리에게 ‘평화, 평화’하고 소리치는 듯했습니다. 낙엽 진 가을에는 ‘평화가 바스락’거리고, 이번 봄에는 평화가 다시금 꽃으로 화답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꽃길을 걸으며 ‘평화가 활짝 피었네’라고 속삭여 봅니다. 세상의 평화도 이 아름다운 꽃들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생명의 흐름을 막을 수 없듯이 평화의 물결도 막을 수 없습니다. 겨울이 봄을 막을 수 없듯이 전쟁이 평화를 막을 수 없습니다. 때가 되면 기어코 꽃이 피듯이, 전쟁과 폭력으로 파괴된 이 세상에서도 반드시 평화의 꽃이 피어날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