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석 베드로 신부(민족화해위원장)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6월 6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삼종기도를 통해 성체가 우리를 낫게 한다고 강조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의 빵을 주신 것은 ‘당신께서 배반당하신 밤’입니다. 주님께서 마음속에 가장 깊은 심연을 겪고 계시는 동안 가장 큰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하십니다. 그분과 함께 먹고, 같은 접시에 담긴 요리에 손을 대는 제자가 주님을 배반하고 있습니다. 배반이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통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행동하십니까? 가장 큰 선으로 악에 대응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아니오”에 대해 자비의 “예”로 응답하십니다. 죄인을 벌하시는 게 아니라, 그를 위해 생명을 내어 주시고, 그를 위해 값을 치르십니다. 우리가 성체를 받아 모실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와 똑같이 행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아시고, 우리가 죄인임을 아시고, 우리가 많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아시지만, 당신의 생명을 우리의 생명에 일치시키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성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잘 아십니다. 성체는 성인들에게 내려지는 상급이 아니라,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 ‘죄인들의 빵’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권고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모두 받아 먹어라.” 실제로 복음서가 설명하는 예수님은 당시의 ‘죄인’들과 자주 만나셨습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라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비난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라고 답변하십니다.(루가 5, 30-31) 종교 지도자들의 걱정대로 죄인과 병자의 불결함이 예수님을 오염시킨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거룩함이 그들을 치유하고 구원한 것입니다. 참혹한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70년의 세월을 휴전 상태로 있는 이 땅은 증오와 두려움이라는 죄와 병을 앓고 있습니다. 병든 이를 위한 의사의 마음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한을 꼭 방문하시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한국 천주교회가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걱정과 반대를 넘어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우리 모두를 거룩하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